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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5 (줄거리, 빌런, 총평)

토이 스토리 5

주말에 아이 손 잡고 극장 갔다가 정작 부모가 더 많이 울고 나오는 영화, 다들 한 번쯤 경험해 보셨나요? 저도 솔직히 5편 나온다는 뉴스 봤을 때 '또 추억 팔이하는 거 아니야' 싶어서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 딸아이 손잡고 들어간 극장에서 제가 먼저 손수건을 꺼냈습니다. 픽사가 왜 아직도 픽사인지, 두 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단단히 증명해 줬습니다.


4편 이후 7년, 이 시리즈는 왜 또 돌아왔을까요

2019년 개봉한 토이 스토리 4편의 엔딩은 정말이지 완벽했습니다. 우디가 보 이프를 따라 새 주인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떠돌이 장난감'의 길을 선택하며 막을 내렸을 때, 저는 손수건을 다 적시면서 이제 진짜 작별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5편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 팬들 사이에서 찬반이 갈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franchise)란 하나의 원작 IP를 바탕으로 시리즈·파생 작품을 지속 확장하는 콘텐츠 전략을 뜻합니다. 디즈니·픽사는 이 전략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지만, 그만큼 "완성된 이야기를 억지로 늘린다"는 비판도 늘 따라다닙니다. 그러나 이번 5편은 그 우려를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메가폰을 잡은 사람이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라는 사실이 저에게는 가장 큰 안심이었습니다. 1편부터 각본과 연출을 함께 해온 인물이 다시 돌아온 것이고, 음악은 오스카 수상에 빛나는 랜디 뉴먼이 맡았습니다. 예고편에서 그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순간, 반신반의하던 마음이 '그래, 믿어보자'로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보고 나니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줄거리 핵심 — 디지털이 장난감의 자리를 빼앗을 수 있을까요

5편의 갈등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지금 이 시대를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습니다. 새 주인 보니는 성장하면서 '릴리패드(Lilypad)'라는 스마트 태블릿에 완전히 빠져듭니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 즉 사용자의 입력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쌍방향 콘텐츠를 제공하는 릴리패드 앞에서 보니의 손길은 점점 아날로그 장난감들에게서 멀어집니다.

극장에서 보니가 초록색 개구리 모양 패드에서 눈을 못 떼는 장면을 보는데, 가슴이 덜컥하더라고요. 딱 저희 집 거실 풍경이었습니다. 우리 딸아이도 요즘 유튜브 숏츠나 패드 게임에 하루 종일 붙어 있어서 제가 잔소리를 달고 살거든요. 스크린 속 보니의 모습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서랍 구석으로 밀려난 제시와 버즈는 결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우디를 찾아 나섭니다. 영화 중반, 제시와 우디가 극적으로 다시 눈을 마주치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울컥해서 옆에 앉은 딸의 손을 꽉 쥐었습니다. 세 캐릭터가 다시 뭉치는 순간의 감정적 밀도는 시리즈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흥미로운 것은 모험의 무대가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다는 점입니다. 후반부에 장난감들이 와이파이 네트워크와 가상 현실 시스템 내부로 침투하는 액션 시퀀스는 픽사의 진화된 컴퓨터 그래픽(CG) 기술력을 실감하게 해줍니다. CG란 컴퓨터로 생성한 이미지와 영상을 뜻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디지털 세계의 차갑고 매끄러운 질감과 아날로그 장난감의 가죽·천 소재가 대비되는 방식은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서사를 직접 보조하는 미학적 선택으로 느껴졌습니다.


릴리패드, 이 빌런은 왜 특별한가요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빌런(villain), 즉 주인공과 대립하며 갈등을 유발하는 적대 캐릭터는 언제나 그 시대의 불안을 반영해 왔습니다. 1편의 스파키, 3편의 로초처럼 말이죠. 5편의 릴리패드는 지금 이 순간 가장 현실적인 공포를 건드립니다. 스마트 기기에 매몰되어 가는 아이들의 놀이 문화, 그리고 그 앞에서 무력해지는 부모의 감정 말이죠.

픽사가 영리한 것은 릴리패드를 단순한 악당으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앤드류 스탠튼 감독은 "디지털은 나쁘고 아날로그는 좋다"는 이분법을 피하면서, 아이와 장난감 사이의 물리적 교감이 정서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아동 발달 심리학 분야에서도 촉감을 활용한 실물 놀이가 아이의 정서적 유대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습니다.(출처: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다만 솔직히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릴리패드의 서사 전개, 즉 이 캐릭터가 왜 그런 방식으로 아이들을 끌어들이게 됐는지에 대한 심리적 배경이 후반부에 다소 급하게 마무리됩니다. 빌런에게도 설득력 있는 내면이 있어야 갈등의 무게감이 살아나는데, 그 부분에서 전작들에 비해 약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건 저만 느낀 게 아닌지, 상영 후 함께 나온 다른 부모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럼에도 릴리패드가 던지는 질문 자체는 강렬합니다. 우리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 자리에 제가 들어갈 여지는 아직 남아 있는지 — 극장에서 나오면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총평 — 4.5점을 드리는 이유와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저는 이 영화에 5점 만점에 4.5점을 주겠습니다. 이유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시대적 갈등 구도: 스마트 기기 의존이라는 지금 이 순간의 현실을 릴리패드라는 캐릭터로 의인화한 설정은 신선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2. 캐릭터 케미스트리: 톰 행크스와 팀 앨런의 목소리는 여전히 지문처럼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쌓인 캐릭터들의 관계가 흔들리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3. 미학적 완성도: 아날로그 질감과 디지털 공간의 시각적 대비, 가상 현실 침투 시퀀스의 그래픽 수준은 픽사가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갔음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4. 아쉬운 점: 초반 방치 장면이 다소 늘어지는 편이고, 빌런의 내면 서사가 후반부에 압축된 점은 다음 시리즈에서 보완되길 바랍니다.

노스탤지어(nostalgia)란 과거에 대한 그리움과 감상을 뜻하는데, 픽사는 이 감정을 단순히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이야기와 연결하는 데 탁월합니다. 이번 5편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4편의 엔딩을 깨뜨리고 우디를 다시 불러낸 것에 대해 골수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리라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보고 나면, 이 이야기가 지금 이 시점에 나올 필요가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출처: GotopToy)

영화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가 오래된 버즈 인형을 침대 머리맡에 다시 꺼내 두는 것을 봤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 뒷모습을 보는데, 극장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 영화가 내 아이의 마음속에 무언가를 건드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어치 있는 두 시간입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이번 주말 아이와 함께 극장에 가보시길 권합니다. 어른인 저에게도, 디지털 세상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이 영화는 마음속 깊은 어딘가를 정확하게 찾아와 툭 건드립니다. 손수건 한 장은 챙겨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참고: https://gotoptoy.com/blogs/articles/toy-story-movies-when-did-toy-story-5-come-out#:~:text=Some%20users%20also%20search%20when%20did%20toy,announced.%20The%20Cultural%20Impact%20of%20Toy%20Story.